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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부임한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니콜은 직원들에게 ‘스타벅스로 돌아가자(Back to Starbucks)’는 제목의 공개 서신을 보냈다. 지난해 내내 매출 내림세가 이어지다가 4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7% 하락했다. 드라이브스루, 모바일앱 전용 매장을 확장하는 등 저가 브랜드와의 경쟁에 치우치다 고유의 차별성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매장 확장과 프로모션을 최소화하고 기본 메뉴에 집중하면서 전문성과 정성이 담긴 바리스타 서비스를 강화하는 식의 브랜드 복구 전략이 세워졌다.
본질을 되찾으려는 스타벅스의 분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타벅스는 2000년대 중반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뤘지만, 향긋한 커피 향과 낭만적인 분위기에 익숙한 기존 고객들은 복잡한 메뉴와 기계적인 서비스에 실망하며 발길을 끊기 시작했다. 성장세가 둔화한 데다 금융 위기가 닥치자 수익은 급감했다. 당시 구원투수로 복귀한 하워드 슐츠 회장은 ‘스타벅스가 영혼을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이후 강력한 바리스타 교육을 단행하고 미국 매장 600개를 철수하는 극단적 처방으로 부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정체성 리스크는 뛰어난 브랜드도 되풀이하며 겪는 난관 중 하나다. 혁신적인 기술로 운동화, 운동복의 기능성을 향상하며 충성 고객을 확보해왔던 나이키는 2020년대 들어 패션 사업 확대에 치중해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서 차별성이 희석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호카, 온러닝 등 신생 브랜드의 위협이 더해져 매출과 주가 하락이 가팔라지자 지난해부터 육상선수 샤캐리 리처드슨 등과 함께 고기능 제품 마케팅을 강화하며 정체성 회복에 노력 중이다.
나이키와 스타벅스의 브랜드 구축을 주도했던 브랜딩 컨설턴트 스콧 베드버리는 브랜드 관리의 핵심은 ‘무엇을 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시장의 요구와 경쟁자의 움직임만 좇다 보면 어느새 브랜드 초점이 흐려지고 고객 기반이 흔들린다. 오랜 기간 쌓아온 평판과 충성도를 잃지 않으려면 지켜야 할 것과 바꿔야 할 것을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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