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BIZ LETTER] 머스크의 '감원 칼날'...파괴적 혁신인가 그냥 파괴인가
조선일보
입력 2025.04.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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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LETTER #443
(2025. 0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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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머스크의 '감원 칼날'...파괴적 혁신인가 그냥 파괴인가
파괴적 혁신일까, 파괴 그 자체일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휘두르는 칼이 미국 관가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호 친구(first buddy)’로서 정부효율부(DOGE)의 수장이 된 머스크가 ‘효율’을 강조하며 연방 정부 곳곳을 찔러대자 이에 반발하는 소송이 빗발칩니다. 머스크는 정면 돌파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만약 우리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미국은 망할 것이다. 이 작업이 성공하지 않으면, 미국이라는 배는 침몰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머스크는 지금 미국 정부의 어떤 점이 문제라고 여겼길래 이 같은 ‘파괴’를 감행한 것일까요. WEEKLY BIZ가 머스크와 DOGE의 발자국을 추적해봤습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글로벌 제조 업체 보쉬는 스마트 요람을 신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아기 심박수와 호흡수 등 생체 정보와 주변 환경을 감지하는 신생아 전용 스마트 침대입니다. 획득한 정보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아이 얼굴에 담요가 덮여 호흡이 불편해지면 스마트 앱으로 부모에게 알리고, 울음이 감지되면 침대가 스스로 위아래로 부드럽게 흔들려 아이를 달래기도 합니다. 이처럼 최신 기술로 무장한 유아용품이 속속 등장하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베이비 테크’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1일 도쿄 데라다 창고에서 개막한 ‘움직이는 우키요에전’이 지난달 31일 종료됐습니다. 삼성역 사거리의 ‘웨이브(Wave)’, 아자부다이 힐스의 ‘팀 랩 보더리스(Team Lab Borderless)’처럼 몰입형 디지털 아트 전시란 얘기를 듣고 방문했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이 전시를 기획한 곳은 ‘히토하타’라는 창립 6년 차 디지털 아트 회사입니다. 연매출은 약 30억원으로, 앞서 웨이브로 주목받은 디자인 기업 디스트릭트의 10분의 1, 팀 랩의 30분의 1 규모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꿈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전화 서비스 스카이프(Skype)를 5월부터 종료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003년 출시된 스카이프는 2005년 이베이를 거쳐 2011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습니다. 한때 사용자가 3억 명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였지만 스마트폰, 소셜미디어의 확산으로 수요가 급감했습니다. 국제전화 요금이 비쌌던 시절 스카이프의 무료 서비스로 마음 편히 통화한 기억에 감사함을 지닌 사람이 많죠. 소셜미디어에는 ‘스카이프, 편히 잠드소서(R.I.P. Skype)’ 같은 추모 글이 이어졌습니다. 경영 컨설턴트 데니스 욘(Yohn)은 브랜드가 마지막을 맞이했을 때 언론이 어떤 부고(訃告)를 내놓을지, 소식을 접한 고객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상상해 보라고 권유합니다.
투자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습니다. 거래 시간이 늘어난 것만이 아닙니다. 정보도 넘쳐납니다. 한때는 투자 관련 정보가 귀했습니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 종목 보고서 하나를 구하기 위해 많은 이가 큰 공을 들이곤 했습니다. 지금은 유튜브만 켜도 웬만한 투자 정보는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도 쉬워졌을까요. 오히려 더 어려워졌습니다. 선택지가 너무 많아져서죠.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신중한 분석보다는 감에 의존한 ‘묻지 마 투자’로 이어지기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