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선진국들이 미국 제약사인 화이자·모더나의 코로나 백신을 선구매하면서 동남아·남미 등 개발도상국들은 중국과 러시아가 개발 중인 코로나 백신 계약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17일 현재 시노팜·시노백 등 다섯 가지 백신의 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지난 8월 모스크바의 가말레야 국립 감염병·미생물학 연구소가 개발한 백신 스푸트니크 V를 선보였다. 두 나라 모두 90% 안팎의 높은 효능이 있다고 주장한다.
미 듀크대 글로벌 보건혁신 센터가 최근 취합한 각국 백신 확보 현황에 따르면, 중국은 인도네시아(1억8800만회분)·칠레(6000만)·터키(5000만)·브라질(4600만)·방글라데시(10만) 등과 구매 계약을 맺었다. 러시아는 인도(1억)·브라질(5000만)·멕시코(3200만)·아르헨티나(2500만)·이집트(2500만)·네팔(2500만)·베네수엘라(1000만) 등에 백신 공급을 확정했다.
그러나 각국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 백신의 안전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중국 시노팜은 11일 페루에서 진행한 3상에서 팔 마비 증상자가 나와 임상 시험을 중단했다 닷새 만에 재개했다. 앞서 스푸트니크 V는 일반적 백신 개발과 다르게 3상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식 승인을 받아 논란이 됐다.
그럼에도 개도국들이 중국⋅러시아 백신에 몰리는 것은 화이자⋅모더나 백신 구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개도국 중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확보한 나라는 칠레·멕시코 정도다.
중국⋅러시아도 개도국 내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백신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백신이 개발되면 아프리카에 먼저 혜택이 가게 할 것”이라며 우선 공급을 약속했다. 동구권 영향력 회복을 노리는 러시아는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 공급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