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한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현지 시장에서 거래되는 족제비오소리와 야생토끼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18일(현지 시각) WSJ에 따르면, WHO 조사단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 시장의 야생동물로부터 인간에게 최초 전파됐는지에 대해 확증은 얻지 못했지만, 여러 가설을 놓고 검토 중이다. 주목받는 야생동물은 족제비오소리와 토끼다. 이 두 동물은 우한 시장의 냉동고에서 발견된 야생동물 가운데 일부다.
WHO 현지조사팀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바이러스가 중간 숙주 동물을 통해 인간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간 숙주로 현재까지 유력한 동물이 족제비오소리와 야생토끼라는 것이다.
중국 남부에 주로 서식하는 족제비오소리는 수달과 같은 과의 포유류다. 보호종으로 지정된 동물이지만, 현지에서는 고기나 털을 목적으로 한 암거래가 공공연하게 이뤄진다고 한다.
WHO 현지조사팀의 동물학자인 페터 다스자크 박사는 “우한 시장의 냉동고에서 발견된 사체 중 하나는 족제비오소리”라며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고 했다.
다스자크 박사는 우한 시장에서 거래된 야생토끼도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고 했다. “(두 야생동물은) 바이러스가 어떻게 우한으로 유입됐는지에 대한 경로를 제공한다”고 했다. WHO 조사팀의 바이러스학자 마리온 쿠프만스 박사도 족제비오소리와 야생토끼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파·확산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우한 시장에서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10개 노점의 공급망에는 베트남·라오스·미얀마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 남부의 광둥성, 광시성, 윈난성의 야생농장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있는) 동물들이 국경을 넘어왔을 가능성이 높다. 냉동된 사체가 옮겨졌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다스자크 박사의 진단이다. 태국과 캄보디아 등 유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견된 동남아시아 지역에 대해서도 조사를 해야한다는 게 WHO 조사팀의 의견이다.
한편 최근 유럽에서 족제비과 동물인 밍크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과 관련, WHO 조사단은 중국 정부가 밍크농장들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HO에 따르면 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8개국의 밍크 사육 농장에서 코로나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