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은 9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언급한 로버트 허 특검을 향해 ‘정치적 의도’를 제기하며 비판에 나섰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총기 폭력 예방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로버트 허 특검의) 보고서가 대통령의 행동을 규정한 방식은 사실 측면에서 크게 잘못됐다”며 “분명히 정치적 동기가 있으며, (그런 결론의) 근거는 없다”라고 했다. 해리스는 “(보고서는) 근거가 없고, 부정확하며, 부적절하다”며 “특검은 우리가 본 것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안 샘스 백악관 감독조사 담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의 기억력에 대한 특검 보고서 언급과 관련, “부적절하고 근거 없는 코멘트”라며 특검이 바이든에 대한 불기소로 사건을 종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카린 잔피에어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바이든의 기억력에 대한 특검 보고서에 대해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공화당 당적을 가진 로버트 허 특검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때 기밀 문서를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바이든을 ‘기억력이 나쁜 노인’ 등으로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밤 기자 회견을 자청해 특검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바이든은 특히 특검 보고서에서 자신이 장남의 사망 시점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나한테 아들이 언제 세상을 떠났는지 말해줄 사람은 필요 없다”며 “도대체 어떻게 감히 그것을 거론하느냐”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바이든은 이 자리에서 중동 현안에 대한 문답 과정에 이집트 대통령을 멕시코 대통령이라고 잘못 언급하는 실수를 했다.
CNN은 “백악관 참모들과 캠프 관계자들은 바이든이 대통령으로서 업무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한다”면서도 “(참모 등은) 바이든이 또 다시 실수할 가능성에 대해서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원들은 바이든과 (노인을 언급한) 특검의 충돌로 인해 바이든의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