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자신의 망명 결정에 대해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가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아프간에 남았다면, 수많은 애국자가 순국하고 카불은 파괴돼 600만 명의 인명 피해를 낳았을 것”이라며 국외로 망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행선지는 밝히지 않았다.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은 무력으로 아프간을 차지했다”면서 “이제 국민의 명예와 재산 등을 보호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이어 가니 대통령은 “하지만 (탈레반이) 국민의 마음까진 얻진 못했다”면서 “역사상 폭력에 의존하는 누구도 정당성을 부여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그들은 새로운 역사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며, 아프간의 이름과 명예를 지키지 않으면 다른 세력에게 우선권을 넘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가니 대통령은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에 있는 모든 민족과 다양한 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면서 “명확한 계획을 국민과 공유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함락되면서 가니 대통령은 국외로 긴급 도피했다. 그의 행선지가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로이터와 알자지라 등 주요 외신은 우즈베키스탄을 망명지로 거론해왔다.
가니 대통령의 망명에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아프간 정부의 평화협상 대표 압둘라 압둘라는 “아프간의 전직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 국민을 두고 나라를 떠났다”면서 “신이 그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