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부터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폐기를 추진해오던 스웨덴이 향후 20년간 최소 10기의 원자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로미나 푸르목타리 스웨덴 기후장관은 이날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향후 20년간 전력 생산량을 두 배로 늘려야 한다”며 “2030~40년대에 기존 원자로 10기에 해당하는 새로운 원자력이 가동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스웨덴 정부는 기존에 있던 원자력 발전 규제 법안을 수정·폐기할 예정이다. 스웨덴은 1980년 국민투표를 통해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폐기 방침을 결정했고, 이를 계기로 신규 원자로가 10기를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제해왔다.
원전 폐기 정책 이전에 스웨덴에는 12기의 원자로가 있었는데, 이 중 6기가 폐쇄됐으며 나머지 6기가 스웨덴 전력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이 원자로들 역시 1975~1985년에 만들어져 시설의 현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스웨덴의 원전 정책이 달라진 것은 원자력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환 등으로 전력 수요는 점차 증가하는데 재생 에너지로는 이를 완전히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가 닥치면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결국 8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하고 지난해 10월 출범한 울프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우파 연립정부가 전 정부의 원전 기조를 뒤집었다. 크리스테르손 총리는 집권 직후 기후정책의 목표를 ‘100% 재생에너지’에서 ‘100% 탈(脫)화석연료’로 변경하고 신규 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