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나루히토 일왕의 61번째 생일인 23일에 맞춰 “미 정부와 미국민을 대표해 진심 어린 축하를 보내게 영광”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2월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도 일본 국경일 성명으로 생일을 축하한다고 성명을 냈지만 올해 미사여구가 더 많다는 평가다.
‘일본 국경일’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블링컨은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과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일본을 방문했을 때를 애틋하게 떠올리며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우리의 소중한 파트너십을 계속해서 심화하고 확대해 나가면서 일본을 다시 방문하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또 “당시 관방장관이었던 스가 총리가 세계에 ‘레이와’란 연호를 공개했을 때 폐하(His Majesty)의 즉위는 마음과 정신이 통합되는 아름다운 조화를 축하하는 시대를 열었다”고 했다.
블링컨은 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지난달 전화통화를 거론하며 “미·일 동맹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 태평양의 평화와 번영에 주춧돌”이라며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 기후 변화 대응, 세계적 코로나 대유행 억제, 공통의 역내와 글로벌 안보 도전에 맞서는 것을 포함해 우리의 공통된 가치와 공유된 이익은 우리 글로벌 파트너십의 흔들리지 않는 기반”이라고 했다.
지난달 28일 스가는 아시아 국가 정상 중 처음으로 바이든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미국이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맹 복원 강조해 온 동북아 지역에서 첫 번째 통화 상대로 일본을 고른 것이란 평가다.
마지막으로 블링컨은 “일본의 글로벌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 우리 두 나라의 유대를 더 강화하기를 고대한다. 모든 일본인에게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 해를 기원한다”고 했다.
미국 정권 교체 한 달 만에 일본은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 협력체 ‘쿼드’를 동아시아 정책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일본의 영향력이 커지는 분위기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아시아 국가 지도자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처음 통화한 데 이어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동맹국 중 가장 먼저 타결한 것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