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의 차량 전복 사고 원인이 과속이 아니라 졸음운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USA투데이는 1일(한국 시각) 교통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우즈가 사고 당시 졸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우즈는 지난달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도로에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의 SUV 모델 ‘GV80’을 혼자 몰다가 전복 사고를 당했다. 차는 중앙분리대를 지나 연석과 나무를 들이받은 후, 도로를 벗어나 여러 번 구른 후 멈췄다. 이 사고로 우즈는 오른쪽 다리와 발목에 심각한 골절상을 입어 긴급 수술을 받고 현재는 회복 중이다.
전문가들은 우즈의 오른쪽 정강이 골절이 그가 충돌 당시 브레이크를 밟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봤다. 이는 또 우즈가 브레이크를 너무 ‘늦게’ 밟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경찰 수사관 출신 교통사고 분석가 조너선 체르니는 “굽은 도로에서 직진한 것은 졸음운전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우즈는 마치 의식이 없거나 잠이 든 것처럼 도로를 빠져나갔다”며 “그는 차량이 도로에서 벗어나서야 깨어났고, 그때 브레이크가 작동했다”고 했다.
현장을 직접 조사한 체르니는 우즈가 사고 상황에서 방향을 바꾸기 위해 핸들을 조작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중앙분리대에 타이어 자국이 있지만, 거기서부터 도로 끝까지 타이어 자국이 다시 보이지 않는다”며 “아마 우즈는 도로 연석에 부딪쳤을 때 의식을 되찾고 브레이크를 밟았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과속이 원인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앞서 경찰은 우즈가 사고를 당한 지점이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라고 밝혔고, 이 점 때문에 우즈의 사고도 과속 때문에 일어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교통사고 재구성 전문가인 펠릭스 리는 “속도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차량이 커브로 진입할 때 방향을 바꾸지 않고 중앙으로 곧장 들어간 것이 핵심 단서”라며 “도로 연석을 들이받은 건 부주의 때문이었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급제동할 때 도로에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가 없었다고 밝혔다. 리는 다만 “우즈의 차량에는 브레이크 잠김 방지 시스템이 장착돼 있어서, 도로 연석에 부딪히기 전에 브레이크를 세게 밟았더라도 스키드 마크가 남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미 국립생체역학연구소(NBI) 라미 하시시 소장도 우즈가 부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하시시는 “우즈가 핸들을 조작하지 않았다는 것은 사고 상황에서 그의 반응이 매우 늦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했다.
그는 또 우즈가 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45마일(약 80km) 이상으로 과속했다면 피해가 훨씬 컸을 것이라며 “그가 만약 시속 80마일(약 130km)로 과속했다면 골절상에 그치지 않고 사망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경찰이 조향이나 제동, 가속 동작을 밝혀낼 수 있는 차량의 블랙박스를 점검하지 않고 사고라고 판단한 것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사고 다음 날 “이번 사건은 순전히 사고”라며 우즈를 형사고발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체르니는 이에 대해 “사고에는 항상 어느 정도의 과실이 있다”며 “심층적인 조사와 사고 재구성을 하지 않고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