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이 27일(현지 시각) 오후 백악관 잔디밭에서 연설을 시작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들어갈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로이터 연합뉴스

백신을 맞은 사람은 혼잡하지 않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7일(현지 시각) 권고했다. 백신 접종을 끝낸 뒤 2주가 지나면 야외에서는 ‘노마스크’로 지내도 괜찮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성인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았다.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이날 백악관 코로나 브리핑에서 이같이 완화된 마스크 착용 지침을 발표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그동안 CDC는 실외에서도 다른 사람과 약 1.8m의 거리두기를 하라고 권고해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 야외에서 코로나 대응 연설을 마친 뒤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연단을 떠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코로나 백신 접종자가 붐비지 않는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지침을 완화했다. /AFP연합뉴스

새로운 지침에 따르면 백신 접종 완료자는 보육시설이나 요양시설, 기숙사처럼 공동생활을 하는 환경에서 일하다 감염 의심자에 노출됐을 때도 14일간 격리할 필요가 없다. 다만 콘서트나 행진, 스포츠 경기처럼 사람들로 북적이는 실외 행사, 또는 미장원·이발소나 쇼핑몰, 영화관, 박물관, 교회 등 종교시설 같은 실내 공공장소에서는 여전히 백신 접종 여부에 관계 없이 마스크를 써야 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곧바로 야외 ‘노마스크’ 대열에 합류했다. 이날 오후 백악관 잔디밭으로 코로나 연설을 하면서 그는 마스크를 벗었고, 짧은 문답을 마친 뒤 백악관 안으로 들어갈 때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대통령이 직접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코로나 대응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금껏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석상에 설 때 마스크를 쓰고 나와서 연설 중에는 벗었다가 끝나면 마스크를 다시 쓰고 자리를 떴다. 지난 16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할 때는 마스크 2개를 겹쳐 쓰기도 했다.

CDC 집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30% 가까운 사람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전체 인구 중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은 사람은 42.7%인 1억 4175만명,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29.1%인 9675만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