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영국발 변이’ ‘브라질발 변이’ 등으로 불려온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름을 그리스 문자를 활용한 새 명칭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변이가 처음 발견된 나라명을 따서 부를 경우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WHO는 31일(현지 시각) 총 4종의 ‘우려 변이 바이러스(Variants of Concern)’에 대한 새 명칭을 공개했다. WHO 발표에 따르면 영국(B.1.1.7)·남아프리카공화국(B.1.351)·브라질(P.1)·인도(B.1.617.2)에서 처음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들은 각각 그리스 문자인 알파·베타·감마·델타로 명명됐다. 발견된 순서에 따라 이름이 붙었다. 예를 들어 ‘영국발 변이'는 ’알파 변이’로 부르는 식이다. WHO는 미국·필리핀 등에서 발견된 ‘관심 변이 바이러스(Variants of Interest)’ 6종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으로 엡실론부터 카파까지 차례로 이름을 부여했다.

WHO는 “(‘B.1.1.7’과 같은) 기존 바이러스 이름은 말하기도, 기억하기도 어렵고 잘못 전달되기도 쉽다”며 “그 결과 변이 바이러스들은 종종 처음 발견된 장소에 따라 이름이 붙었고 이는 낙인찍기와 차별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WHO는 각국 정부 당국과 언론 등이 이날 발표한 새 명칭들을 채택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중요 과학적 연구 등에선 기존 명칭이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마리아 밴 커코브 WHO 코로나 대응 기술팀장은 “앞으로 어떤 나라에서든 새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출현하면 국가명 대신 그리스 문자 순서대로 명명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문자 24개가 다 소진되면 또 다른 이름 체계를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