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5시 경기도 오산 기지을 떠난 미 공군 수송기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가 미연방상원들과 대만에 제공되는 코로나 백신을 싣고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을 지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을 향하고있다./자유시보

미국과 일본이 코로나 백신 부족에 시달리는 대만 구하기에 나섰다. 지난 4일 일본이 무상 제공한 백신이 대만에 도착한 데 이어 6일 미국도 지원 계획을 밝혔다.

태미 더크워스, 크리스토퍼 쿤스(이상 민주),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등 상원의원 대표단 3명은 6일 군용기를 통해 대만을 방문, 대만에 미국산 백신 75만회분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은 앞서 미국 정부가 세계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총 8000만회분의 일부다. 구체적인 백신 종류는 알려지지 않았다.

6일 태미 덕워스(민주·일리노이), 댄 설리번(공화·알래스카), 크리스토퍼 쿤스(민주·델라웨어) 등 상원의원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해 미국이 대만에 미국산 백신 75만회분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덕워스 의원은 이날 타이베이 쑹산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 초기 대만은 우리에게 방호용품을 제공하고, 미국민 생명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백신은) 대만에 대한 고마움을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대만의 절박한 수요를 인식하고 있다”며 “대만의 수요를 파악해 이를 워싱턴에 전달하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한국을 방문한 미 상원 대표단은 이날 오전 5시 미 공군의 C-17 글로브마스터 수송기를 타고 한국 오산 공군기지를 출발했다. 오전 7시 19분 대만에 도착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등과 면담한 후 오전 10시 30분 다시 비행기에 올라 한국으로 돌아왔다.

미국 군용기가 대만 공항에 - 6일 오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해 미 공군 C-17 수송기에서 내린 태미 더크워스(휠체어 탄 사람) 등 미 상원의원 일행. /로이터 연합뉴스

대만은 ‘방역 모범국’으로 불렸지만 5월 중순 이후 코로나가 폭증했다. 초기 방역 성공을 자신해 백신 확보가 늦어지자 중국 정부와 대만 야당인 국민당이 “중국산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며 대만 정부를 압박했다. 중국과 거리를 둬온 차이잉원 총통 측은 “통일전선 전술”이라며 거부했지만 중국산 백신이라도 도입하라는 대내외 압박에 몰린 상황이었다.

일본 정부도 지난 4일 대만에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무상 제공하겠다고 공식화했다. 1차분인 124만회 분량은 같은 날 일본항공 화물기에 실려 일본 나리타공항을 출발, 대만에 도착했다. 일본이 백신을 해외에 제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일은 대만을 대중(對中) 견제의 방파제 역할로 삼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 정부는 올 들어 미국 공무원이 정부 건물에서 대만 관료를 접촉하는 것을 허용했고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4월 크리스 도드 전 상원의원 등 ‘비공식 특사단’을 대만에 파견했다. 일본도 양안 관계에서 공개적으로 대만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