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 스정리 박사가 특수 장비를 착용하고 실험실에서 연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망명설까지 돌았으나, 실제론 중국 당국의 보호 아래 연구와 강연 활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연구소

미국 등에서 코로나 바이러스의 중국 우한연구소 유출설이 계속 제기되는 가운데, 논란의 키를 쥔 우한연구소의 박쥐 바이러스 전문가 스정리(石正麗·57) 박사가 미 언론 인터뷰에서 “세상이 무고한 과학자에게 오물을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 박사는 신종 전염병 연구를 위해 17년간 중국 전역에서 1만여개 박쥐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연구해 ‘중국의 배트우먼’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2017년엔 박쥐 바이러스를 혼합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변종을 만들었다는 논문을 우한연구소 동료와 공동 발표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각) 스 박사가 전화 통화에서 “우리는 유전자 조작으로 바이러스의 감염성을 강화하는 연구를 한 적이 없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 관련 샘플을 확보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코로나 발발 직전 우한연구소 직원 일부가 병원에 갈 정도로 아팠다’는 미 정부 보고서에 대해서도 “그런 일 없었다. 어떤 연구원이 아팠는지 이름을 대라”고 따졌다고 한다. 그는 또 코로나의 배후가 중국과 자신이란 주장을 어떻게 반박할 것이냐는 질문에 “없는 증거를 어떻게 대느냐”며 “난 잘못한 게 없고 겁날 것도 없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스 박사는 지난해 종적을 감춰 프랑스 미국 대사관으로 망명했다는 설까지 돌았으나, 실제론 중국 당국의 보호 아래 연구와 강연 활동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코로나 바이러스 실험실 유출설을 밝히려 최근 재조사에 돌입했다. 최근 열린 G7(주요 7국)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코로나 기원을 밝히는 세계보건기구의 조사에 중국의 협력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