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희소 감염병인 ‘원숭이두창’(Moneypox) 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이 환자는 최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라고스를 여행한 뒤 얼굴 발진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카운티 보건당국은 최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남성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 8일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미국 델타항공 비행기를 타고 애틀랜타를 경유해 9일 댈러스에 도착했다.
익명을 요구한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나이지리아를 떠나기 직전 발진이 시작됐고 댈러스 자택으로 귀가한 뒤 발진이 악화됐다. 당시 이 남성의 얼굴과 몸 곳곳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비행기에서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을 파악하고 연락을 취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비행기 탑승객들은 기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댈러스카운티 당국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비행기나 공항에서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확산했을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천연두와 비슷한 바이러스로 인수공통감염병이다. 일반적으로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림프절 부종으로 시작해 얼굴과 몸에 광범위하게 발진이 나타난다.
감염은 2~4주 동안 지속되며 아직 입증된 치료법은 없다. 사람들은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사람 간 전파는 주로 호흡기와 비말 전파를 통해 발생된다. 아프리카에서는 10%의 치사율이 나타났다고 CDC는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여행객이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영국, 이스라엘, 싱가포를 등에서 6차례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영국에서는 사람 간 감염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외에도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아프리카 중부와 서부에서 발병이 보고됐다. 미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수입된 애완용 설치류가 이 바이러스에 확진된 뒤 사람으로 확산해 2003년 47명의 대규모 감염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