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0주년을 맞은 노벨상 시즌이 개막한다. 4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발표된다. 연말에 따로 개최되는 노벨상 시상식은 올해도 코로나 여파로 스톡홀름이 아닌 각 지역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병행될 예정이다.

노벨상/AP 연합뉴스

특히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연구와 활동에서 업적을 낸 인물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mRNA계열 백신 연구 선구자로 래스커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이미 수상한 카탈린 카리코(헝가리) 바이오엔테크 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가 수상자로 거론된다. 로이터 통신은 코로나 백신 개발에 힘쓴 과학자들이 올해는 시기 상조일 수 있더라도 몇 년 안에는 수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연합뉴스

한국인인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도 생리의학상 수상자 후보로 꼽힌다. ‘한국의 파스퇴르’로 불리는 이 명예교수는 지난달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공개한 노벨상 수상 예측 후보 명단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명예교수는 세계 최초로 등줄쥐의 폐 조직에서 유행성출혈열 병원체 ‘한타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이를 바탕으로 예방백신 ‘한타박스(Hantavax)’를 개발했다.

극단적 기상 이변 현상이 최근 자주 발생하면서 기후 변화 저지 운동을 펼쳐온 활동가들은 노벨 평화상 후보로 거론된다. 스웨덴 청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9)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강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독재 정권에 비폭력으로 맞서고 있는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들도 주목 받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A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와 WHO가 주도하는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 코백스(COVAX)도 평화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백신 공급이 늦어져 백신 빈익빈 현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낙관론이 크지 않다.

문학상의 경우에는 최근 북미, 유럽 문인들이 다수 수상한 만큼 다른 지역에서 수상자가 나올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스웨덴 문학 비평가인 요나스 텐테는 AFP 통신에 “그 동안 소외됐던 지역 출신의 천재를 찾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했다. 나이지리아의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는 다문화 경험에 천착한 작품으로 주목 받고 있으며 인도의 비크람 세트, 중국의 라오웨이, 모잠비크의 미아 쿠토 등이 새롭게 등장한 이름들이다.

헝가리의 페테르 나다스, 캐나다 마거릿 애트우드, 시리아 시인 아도니스, 소말리아 누루딘 파라 등 해마다 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문인들은 이번에도 오르내리고 있다.

노벨상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스웨덴의 알프레드 노벨이 만들어 1901년부터 시상했다. 처음엔 의학, 물리학, 화학, 문학, 평화 5개 분야였으나 스웨덴 중앙은행이 1968년 노벨 경제학상을 별도로 만들었다.

수상자들은 상금 10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원)와 함께 노벨상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노벨상 시상식은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톡홀름과 오슬로에서 나뉘어 열렸으나 작년에는 코로나 확산으로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수상자들은 자택 등 자국 내에서 개별적으로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