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자신들이 개발한 알약 형태의 코로나 치료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세계 90국과 코로나 알약 치료제 공급 계약을 논의 중이라고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이 가능한 한 빨리 이 약을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했다. ‘팍스로비드’라는 이름이 붙을 예정인 화이자의 알약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와 혼합 투여하는 방식으로, 세 알씩 하루에 두 번 먹으면 된다.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자사의 새 치료제 가격은 앞서 코로나 알약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를 개발한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앤드컴퍼니(MSD)의 가격 정책과 비슷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MSD사는 5일 치료분에 700달러(약 83만원)의 가격으로 미국 정부와 몰누피라비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화이자도 선진국에 이 같은 가격을 기준으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미 화이자의 코로나 알약 치료제를 확보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 백악관 연설에서 “화이자가 코로나 치료 목적으로 개발한 실험용 항바이러스 알약이 효과적인 치료제로 판명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이 수백만 용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치료제가 코로나로 입원하고 사망할 위험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화이자는 자사의 알약 치료제가 감염자의 입원과 사망 위험을 최대 89% 감소시킨다는 임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코로나 알약 치료제 임상 시험 결과 발표는 MSD사의 몰누피라비르에 이어 두 번째다.

화이자는 코로나에 감염된 백신 미접종자 가운데 비만이나 당뇨병, 심장병 등으로 입원할 위험이 높은 환자 1219명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치료제군과 위약(가짜약)군으로 구분한 다음 5일 간 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증상 발현 3일 안에 알약을 복용한 사람의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 이내에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 반면, 위약을 먹은 사람의 입원율은 7%였으며, 사망자도 7명이 나왔다.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해서는 임상시험에 참여한 치료제군과 위약군에서 동일하게 약 20%의 환자가 복용 후 이상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증상 등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내놓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화이자의 임상 시험 발표에 대해 “몰누피라비르의 효과를 능가하는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MSD사는 지난달 전세계 코로나 경·중증 환자 77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몰누피라비르 임상시험에서 이 약이 코로나 입원⋅사망률을 50%가량 감소시켰다고 밝혔다.영국은 지난 4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허가했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몰누피라비르 사용 허가 신청과 관련해 이달 말 전문가 검증회의를 열 예정이다.

화이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최대한 빨리 사용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화이자가 긴급 사용 신청의 일환으로 FDA에 치료제 중간시험 결과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