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 로고와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경구 치료제.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경구 치료제가 코로나 확진자의 입원율과 사망률을 89%까지 감소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용 경구용 치료제 개발은 지난달 미국 제약사 머크앤드컴퍼니(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에 이어 두 번째다. 화이자는 최대한 빨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사용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이자가 코로나 환자 1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구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임상 시험 결과 코로나 증상이 나타난 지 3일 이내에 이 약을 복용할 경우 입원이나 사망 확률이 89퍼센트까지 떨어졌다. 앞서 머크는 자사의 치료제가 입원율과 사망률을 절반 가량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했는데, 화이자의 치료제가 머크사 제품을 뛰어넘는 효능을 보인 것이다. 시험 결과가 알려지자 뉴욕 증시에서 화이자 주가는 13% 뛴 반면, 머크 주가는 6% 떨어졌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화이자 치료제는 5일에 걸쳐 30알을 먹도록 처방된다. 30알 중 20알은 코로나 치료제 팍스로비드이고 나머지 10알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인 리토나비르이다. 뉴욕타임스는 “HIV 치료제 성분이 코로나 치료제 성분을 몸 안에서 더 오래 살아남도록 돕는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170만회 분량을 구매하는 협상을 진행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이 치료제는 코로나로 인한 최악의 결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또 다른 수단이 될 것”이라며 FDA가 사용을 승인하는대로 약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머크와도 화이자와 같은 분량의 치료제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 4일 세계 최초로 머크사의 치료제를 승인했다.

화이자 측은 “우리가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며 임상 시험을 감독하던 전문가 패널도 예상 밖의 결과에 시험을 당장 중단하고 사용 승인 신청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