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며 세계 각국이 백신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는 가운데, 싱가포르가 8일 자발적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무료 치료 지원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날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자발적 백신 미접종자는 치료비를 자가부담해야 한다. 백신 접종률이 90%대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미접종자를 중심으로 확산세가 이어지자 싱가포르가 강수를 빼든 것이다.
싱가포르 정부는 8일 자발적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코로나 치료비 지원을 중단하고 나섰다. 지난달 9일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데도 맞지 않기로 선택한 자발적 미접종자에 한해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치료비를 전액 지원하던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닌 12세 미만 아동이나 의료적 이유로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이들은 여전히 치료비를 지원 받을 수 있다.
옹 예 쿵 싱가포르 보건장관은 지난달 9일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코로나 중증환자 과반수가 백신 미접종자”라며 “이들이 공공 의료 자원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완전 접종률은 전체 인구의 88%에 달한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도 지난 달 초 3000명 선에서 현재 1000명 선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4만 4000명의 노년층에 보건당국은 주목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발생한 코로나 사망자의 95%가 60세 이상 고령층이었으며 72%는 백신 미접종자였다고 한다.
이날 이후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백신 미접종자는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 최대 1만 8000달러(약 2100만원)에 이르는 코로나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싱가포르 보건복지부는 “소득 수준에 따른 의료 지원금은 여전히 지급될 예정”이라며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치료비는 최대 1500~3000달러(약 176~352만원)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