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의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가짜뉴스’가 전 세계로 배포되는 통로가 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틱톡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콘텐츠를 어떻게 할지 고심 중이라고 한다.

WSJ는 “틱톡의 일부 콘텐츠 관리자들이 특정 게시물을 추천 콘텐츠에서 제외할지, 아니면 삭제할지, 혹은 콘텐츠를 올린 크리에이터의 계정을 제한할지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전쟁과 관련된 콘텐츠 규정이 세부적으로 마련돼 있지 않아 하급 관리자들이 그때마다 규정을 수정하면서 비슷한 콘텐츠를 서로 다르게 처리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호주의 가짜 정보 연구 그룹 ‘퍼스트 드래프트’의 앤 크루거 이사는 “사람들은 재미로 틱톡을 열었다가 전쟁에 대해 불명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접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모습이라며 올라온 군용기 편대 비행 영상을 예로 들었다. 이 영상은 2020년에 진행된 러시아군의 열병식 때 찍힌 것이었고, 사실이 알려지자 영상은 삭제됐다. 또 분쟁 지역으로 낙하산을 이용해 들어가는 군인의 모습이 찍힌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는 7년 전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은 삭제되기 전 2000만명이 시청했다.

WSJ는 “이런 영상에는 기부를 요청하는 메시지가 첨부돼 있다”며 크리에이터들이 이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일랜드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전략대화연구소의 시아란 오코너 연구원은 “틱톡에서는 다른 소셜미디어에 비해 러시아 국영 매체의 가짜 정보가 더 많이 퍼트려지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의 편집장이 우크라이나가 침략국이라는 취지의 선전·선동 영상을 틱톡에 올렸는데, 조회수가 8일 기준으로 2130만회나 됐다. 유튜브에 올린 같은 콘텐츠의 조회수(1100만회)의 두 배에 달한다.

틱톡은 지난 6일 러시아 내에서 모든 라이브 방송과 신규 콘텐츠 업로드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WSJ는 “틱톡의 모회사가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바이트댄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조치”라고 했다.

다만 페이스북 모기업인 메타와 트위터, 유튜브 등이 허위 정보를 줄이려는 노력을 사전에 취하고, 관련 계정이나 콘텐츠의 삭제 기준 등을 자세히 설명한 반면, 틱톡은 허위 정보 삭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WSJ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