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한 일부 한국인 의용병이 전선에 배치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무단 입국에 이어 ‘사망설’ ‘폴란드 목격설’ 등으로 연일 입길에 오르고 있는 해군특수전단(UDT/SEAL) 대위 출신 유튜버 이근씨는 아직 전선에 투입되기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보도된 우크라이나군 외국인 의용병 부대인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의 데미안 마그로 대변인은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한국인 의용병 중 일부는 전선에서 싸우는 부대에 배치돼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전면전이 시작되자 지난달 27일 자원한 외국인들로 구성한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을 창설했다. 우크라이나군 소속으로 분류되는 이 부대에는 52개국 이상에서 온 2만여명이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는 18일 우크라이나에 한국인 9명이 체류 중이라며 “상당수가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마그로 대변인은 “한국인을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온 자원자가 입대했다”며 “다만 국적별 자원자 숫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것이 우리 정책”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우크라이나로 출국한 사실을 밝혀 ‘여권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 이씨에 대해선 “여단원 각각의 위치는 작전보안과 대원들의 안전상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이씨가 아직 전선에 투입되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서우크라이나 지역에는 전투에 투입되기 전 여단원들이 준비하는 시설이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우크라이나 출국 소식이 알려지자 외교부는 지난 7일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할 경우 여권법 위반에 따른 형사처벌 및 여권에 대한 행정제재 대상이 된다”고 경고하고 10일 이씨를 비롯해 우크라이나로 무단 입국한 이들 일행 3명에 대해 여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후로도 현직 해병대 장병이 국제여단에 입대하기 위해 출국해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그로 대변인은 “외국군 부대 대변인 입장에서 한국의 정책에 관해 논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 외에도 우크라이나 입국이나 국제여단 입대를 금지하는 국가들이 여럿 있지만, 이것이 우크라이나 국내법과 국제법상으로 문제가 되는 행위는 아니다”고 했다.
이어 “국제여단에 입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까지 오는 자원자들은 모두 자신들이 이곳에 왜 와야만 했는지 각자 스스로 이유를 잘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는 자원자 출신 국가 정책상의 이유로 그들을 돌려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용병 중 전사자가 발생할 경우엔 공식적인 외교 연락망을 통해 해당 사실을 통보하고 시신을 인계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다만 “전사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이들 한명 한명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것이 우크라이나군의 방침”이라고 했다.
끝으로 마그로 대변인은 “사람뿐만이 아니라 열상장비·야간투시경 같은 장비, 정보, 자금이 필요하다”며 국제여단 소셜미디어 계정 등에 게시된 후원 참여를 요청했다.
한편 이씨는 우크라이나 입국 이후 ‘사망설’ ‘폴란드 목격설’ 등에 잇따라 휩싸였다. 사망설이 불거지자 이씨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에 직접 글을 올려 “매일 전투하느라 바쁘다”고 해명했다. 이후 이씨 측은 이씨가 폴란드의 한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자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씨와 관련된 일련의 주장들은) 증거 없는 가짜 뉴스”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