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비인도적 무기 중 하나인 ‘플레셰트(flechette)’탄을 우크라이나 소도시 공격에 사용한 정황이 드러나 또다시 비난받고 있다. 공중에서 폭발하면 수천~수만개의 작은 화살 모양 못(플레셰트)을 흩뿌리는 무기로, 수백m 반경 내의 사람을 무차별 살상한다. 일명 ‘강철비’라고도 불린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 시각) “키이우 인근 부차시 주민들이 지난달 플레셰트탄이 사용된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쏜 포탄이 마을 상공에서 폭발하자 수없이 많은 작은 화살이 마치 비처럼 쏟아졌고, 집 지붕과 차량에 떨어져 심각한 손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WP는 “현장 취재를 나간 기자들도 수많은 플레셰트가 떨어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플레셰트탄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플레셰트는 프랑스어로 작은 화살을 뜻한다. 3㎝ 안팎의 다트(손 화살) 모양이다. 본래 총알로 쓰였지만, 1차 세계대전 때 비행기에서 떨어뜨리는 무기로 바뀌었다. 이후 일정 높이에서 폭발하는 폭탄이나 포탄을 이용해 사방에 흩뿌리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개활지에 흩어져 있는 보병을 공격하는 데 효과적이라, 6·25전쟁과 베트남전에서도 쓰였다. 하지만 대량 살상이 우려돼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사용 금지’ 압력을 받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4년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공격 과정에서 플레셰트탄을 사용해 비난을 받았고, 이후 사용을 중단했다.
러시아군은 앞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대상으로 열압력탄(진공 폭탄)과 집속탄(클러스터탄) 등 국제법으로 금지된 대량 살상 무기를 쓴 정황이 발견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인의 목숨을 가볍게 여긴다”며 “자신이 ‘승리’라고 생각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슨 무기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