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1973년 이후 반세기동안 유지됐던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폐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 유명 인사들은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고백하면서 낙태권을 보장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국 싱어송라이터 피비 브리저스는 5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난해 10월 투어 중 낙태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가족계획연맹을 찾아 갔고, 그곳에서 낙태약을 받을 수 있었다. 쉬운 과정이었다”면서 “모든 사람들은 이런 (낙태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했다.
팟캐스트 진행자인 미카엘라 오클랜드도 “19세 때 낙태를 했었다. 그러나 이걸 온라인상에서 얘기하는 것은 불편하게 느껴졌다”며 “사람들은 이 주제에 대해 ‘무서운 의견’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나는 지금도 이 얘기를 하는 게 두렵다”고 했다.
롤링스톤지의 작가인 EJ 딕슨도 “여기서 이 사실을 밝힌 적은 없었지만, 난 낙태한 적이 있다. 나는 현재 아이 하나를 키우고 있고, 또 다른 아이를 임신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런 선택에 대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며 “하지만 나는 내가 과거에 선택권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낙태권 제한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텍사스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한 ‘심장박동법’을 시행했을 때 할리우드 유명 배우 우마 서먼은 그가 10대일 때 낙태를 했다는 경험을 밝히며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렇게 어린 나이 임신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은 내가 커서 원하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했다.
여성의 낙태권 제한에 대한 반발은 계속 있어왔다. 앞서 지난해 텍사스주가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을 시행한 것을 두고도 유명 연예인들이 반대 의사를 밝혔었다.
당시 배우 겸 제작자인 리즈 위더스푼은 “텍사스주의 여성들을 지지한다.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와 건강에 대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헌법적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서 ‘Bans Off Our Bodies’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이 해시태그는 여성 신체와 재생산권에 대한 결정을 제한하는 법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배우 케리 워싱턴은 “우리는 모두 자신의 건강과 미래에 대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의 재생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고, 배우 겸 코미디언인 에이미 슈머도 “우리의 권리를 위해 싸울 때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맨디 무어, 자밀라 자밀, 민디 캘링, 나타샤 리온, 벤 슈내처, 클레어 커피, 가수 두아 리파, 핑크(P!nk), 모델 벨라 하디드, 영화감독 돈 포터 등 100명 이상의 유명 인사가 반대 의사를 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