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널드가 미국 매장에서 일부 ‘건강 메뉴’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메뉴 간소화를 통해 코로나 여파로 인한 인력난을 해소하고, 서비스 속도를 빠르게 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현지 시각) 맥도널드가 미국 내 1만3000여 매장에서 샐러드와 그릴 치킨 샌드위치, 과일 요거트 파르페 등 메뉴 10여 종을 팔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맥도널드는 대신 햄버거와 프라이드 치킨 샌드위치 등 인기 메뉴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맥도널드가 패스트푸드 체인 정체성 회복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미 맥도널드 가맹점주협회 측은 “건강 메뉴는 만드는 데 손이 더 가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찾는 손님이 적다”며 본사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재무서비스 업체 BTIG의 피터 살레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속도가 빨라져 매출이 더 높아지면 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맥도널드에 건강 메뉴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메뉴 간소화 조치로 맥도널드의 올 2분기 마진율이 16.2%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분기에는 14%였다. 레스토랑 컨설팅 업체 관계자는 “맥도널드의 건강 메뉴는 기업 이미지 개선에 효과적이었지만, 판매 실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치는 맥도널드 미국 매장에서만 적용된다.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매장에선 샐러드를, 영국 매장에선 오이 스틱을 계속 판매할 예정이다.

코로나 유행 이후 미국 내 음식점 상당수가 메뉴 가짓수를 줄이고 있다. 버거킹은 지난 12월 샐러드 메뉴를 없앴다. 식품 시장조사 업체인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음식점 메뉴 수가 평균 10% 이상 감소했고, 작년 음식점 10곳 중 6곳이 애피타이저와 디저트, 음료 부문에서 품목 수를 평균 37%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