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한 폭염으로 세계 곳곳에서 동물들이 집단 폐사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6일(현지 시각) CNN,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캔자스주 남서부 지역에서 최소 2000마리의 소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집단 폐사했다.
소셜미디어에 확산한 영상을 보면 허허벌판에 수많은 소들의 사체가 끝없이 놓여 있다. 캔자스주 보건환경국 매트 라라 국장은 “최근 기온이 너무 올라갔고 습도도 높았으며 바람도 불지 않아 소들이 더위를 식히는 것이 정말 힘들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해당 지역은 섭씨 37.7도가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폭염이 찾아오기 전에는 섭씨 26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했다고 한다.
캔자스주 가축협회 관계자인 스칼렛 해긴스는 “이 지역은 대체로 습도가 낮고 바람이 많이 불어 소를 기르기에 매우 적합한 곳이다”라며 “이번 폭염은 이례적이다. 죽은 소들의 수를 정확히 가늠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뉴질랜드 북부에서도 쇠푸른펭귄들의 사체 수백구가 해안으로 떠밀려 온 일이 발생했다. 이 펭귄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해 떼죽음을 당했다.
바닷새 연구자인 그레이엄 테일러 뉴질랜드 자연보호부(DOC) 수석과학고문은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펭귄들이 바다에서 충분한 먹이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국립수상대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곳의 연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5~1.2도 높았다.
이 펭귄들은 멸치와 크릴, 정어리 등을 먹이로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일러는 “펭귄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수심 30m 정도까지 잠수하곤 하는데, 수온이 올라가면서 멸치나 정어리가 더 차가운 곳을 찾아 보다 깊은 곳으로 이동하며 펭귄들이 먹잇감까지 도달하기 힘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펭귄 사체를 부검한 결과 복부 지방의 비중이 크게 줄었고, 해안으로 떠밀려오기 전 영양실조 상태였다는 내용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스페인 남부 세비야와 코르도바에서는 새끼 칼새 수백 마리가 도시의 거리 위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칼새들은 보통 고층 건물의 틈이나 지붕에 둥지를 틀고 부화한다. 전문가들은 폭염으로 인해 건물 콘크리트와 금속판 등이 뜨겁게 달궈지며 새들이 폐사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지역 환경단체 측은 탈수, 영양실조 등으로 폐사 직전의 새끼 칼새 약 400마리를 찾아 치료 중이다.
최근 해당 지역은 기온이 40도를 웃돌면서 비정상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기온이 20~25도 사이로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세비야 환경단체 에쿠르베의 엘레나 모레도 포르티요는 “아직 날지 못하는 새끼 칼새가 뜨거운 내부 온도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오는 것”이라며 “말 그대로 익어 버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