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이 23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에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부여하는데 합의 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가 EU 가입을 요청한지 4개월 만이다.
CNN에 따르면 이날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7개 회원국 정상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에 대해 EU 가입 후보국 지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셸 상임의장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강조하며 “오늘은 여러분이 EU로 향하는 길에 있어 중대한 단계”라고 양국 국민과 정상들에게 축하를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후보국 지위 승인 소식이 알려진 직후 트위터에 “아주 특별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면서 “우크라이나의 미래는 EU에 있다”고 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지 4일 만인 올해 2월28일 EU 가입을 요청했다. 이후 옛 소련에 속했던 조지아와 몰도바도 잇따라 EU 가입을 신청했다.
CNN은 이번 결정이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 됐다면서도, ‘EU 가입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을 때까지 수 년이 더 걸릴 가능성이 높아, 러시아에 보여주기 위한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해석이다.
EU 가입을 위해서는 공식 가입 후보국 지위 획득 후, 정식 가입 협상 진행,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한다. 각 단계마다 27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하기 때문에 각국이 거부권을 정치적인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추후 EU법을 수용, 이행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 검증 받게 되며 사법·행정·경제 등에서 가입에 필요한 기준에 맞춰 개혁 조치를 해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정부 부패 제한 등 개혁 조처를 해야 할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영국의 싱크탱크 ‘체인징 유럽’에 따르면 EU 가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4년 10개월이다. 크로아티아 등 일부 동유럽 국가들은 가입 신청 후 10년가량이 걸린 끝에 회원국이 될 수 있었다. 터키,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알바니아, 북마케도니아는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십수 년째 가입 협상이 진행 중이다.
한편, EU 회원국 정상들은 조지아의 경우 잠재 가입 후보국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는 미래에 EU에 가입할 전망은 있지만, 아직 가입 후보국 지위를 승인받지 못한 국가로, 코소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여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