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 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회복세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테슬라의 비트코인 대량 처분 소식에 약세로 돌아섰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한 때 24시간 전에 비해 4.2% 가량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이 -1.6%까지 하락했다. 테슬라의 비트코인 매각 소식이 알려지고 난 뒤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 억제 능력에 대한 낙관론으로 증시와 동반 회복세를 보였으나 테슬라의 매도 소식에 꺾였다.

이날 테슬라 발표에 따르면 테슬라는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2분기에 처분해 현금 9억3600만달러(약 1조2222억원) 가량을 확보했다.

앞서 작년 2월 테슬라는 비트코인에 15억달러(약 1조9700억원)를 투자했다. 매입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3만2000~3만3000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 달에는 가격이 1만8000달러선까지 하락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매각하지 않으면 2분기 평가 손실이 수 억 달러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앞서 머스크는 수 차례 자신이 보유한 비트코인, 도지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를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작년 5월 테슬라는 비트코인으로 자회사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제도를 중단하면서, 이 때도 “회사 보유 비트코인은 팔지 않겠다”고 했다.

머스크는 이번 대량 매각에 대해 이유를 꼭 밝혀야 한다며 부정적 여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콘퍼런스 콜에서 유동성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한 것이지 암호화폐 투자 뜻을 접은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중국 코로나 봉쇄가 언제까지 갈지 몰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현금 보유량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며 “앞으로도 투자를 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이번 매각을 비트코인에 대한 판단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회가 되면 다시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릴 것”이라며 “도지 코인은 팔지 않았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