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칠레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싱크홀이 일주일여 만에 두 배로 커지면서 높이 50m인 프랑스 파리의 개선문 4개를 집어삼킬 정도의 초대형 구덩이가 생겼다. 싱크홀이 생긴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인근 구리 광산과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추가 붕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7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지역 티에라 아마리야 마을 근처에서 지름 약 25m의 싱크홀이 발견됐다. 싱크홀은 이후 급속도로 커져, 7일에는 지름이 50m, 깊이가 200m에 달했다. 이는 미국 시애틀의 랜드마크인 스페이스 니들 전망대(184m)가 넉넉히 들어가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대형 예수상(38m) 6개를 쌓아올릴 수 있을 정도의 크기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싱크홀은 캐나다 광산업체 룬딘이 운영하는 알카파로사 구리 광산 근처에서 발견됐다. 칠레 국가지질광업국은 싱크홀과 구리 광산의 관련성을 조사하고 있다. 광산의 굴착이나 발파 작업 등으로 인해 지반이 불안정해지면서 땅 꺼짐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만간 싱크홀 내부 공간을 조사해 과잉 채굴 가능성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국가지질광업국 관계자는 “싱크홀이 생긴 원인을 계속 조사 중”이라며 “알카파로사 광산에서 모든 작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말했다. 광산을 운영하는 룬딘 측은 “싱크홀로 인한 광산 근로자나 주민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칠레는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이다. 2020년 기준 구리 생산량은 570만t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28%를 차지했다. 광업은 칠레 국내총생산(GDP) 10%를 담당하는 주력 산업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