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이어지는 가운데 파키스탄에서 몬순 우기에 평소보다 많은 비가 내려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이 넘었다.
28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국가재난 관리청은 6월 중순 이후 폭우로 숨진 사람이 어린이 359명을 포함해 1061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주말에는 하루 사망자가 119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 기간 주택 100만여채와 다리 157개가 무너졌고, 3450㎞가 넘는 도로가 유실됐다. 접근이 어려운 북부 산악지대를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홍수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3300만 명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이 나라 전체 인구의 15% 가량이다. 특히 파키스탄 중심을 관통하는 인더스강 주변지역의 피해가 컸다.
셰르 레흐만 파키스탄 기후변화부 장관은 “파키스탄 남부가 거의 물에 잠겼다. 지난 10년 사이 가장 힘든 기후 재앙을 겪고 있다”며 “지금이 8번째 몬순 사이클의 영향을 받고 있다. 보통 3~4번 오는 것에 비하면 충격적”이라고 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난 26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 병력을 배치했다. 군 당국은 각 지역에 구호센터를 설치하고 이재민에게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이번 피해는 남동부 신드주와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 집중됐다. 이 지역에는 평년보다 7배가 넘는 비가 내렸다. 발루치스탄주는 전기·가스·인터넷이 대부분 끊긴 상태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지난 26일 각국에 이번 사태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파키스탄 외무부도 “파키스탄 국민들이 엄청난 홍수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음주 까지도 비 예보가 있어 파키스탄 홍수 피해 지역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파키스탄 정부가 국가부도 위기에 몰리는 등 재정난을 겪고 있어, 피해 복구에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