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진먼다오에 주둔한 군인들이 섬 상공에 진입한 중국 드론을 향해 신호탄을 쏴 경고하고 있다. /자유시보 캡처

대만군이 관할 구역을 침범한 중국 무인기(드론)를 처음으로 격추했다.

1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대만군 진먼방어사령부는 이날 낮 12시쯤 정체를 알 수 없는 민간용 드론이 진먼다오(金門島) 부속 섬인 스위(獅嶼) 인근 통제 해역에 들어와 대응 절차에 따라 퇴거를 시도했으나 불응해 방어 사격을 가해 격추했다고 밝혔다.

앞서 대만군은 전날 오후 6~8시쯤에도 중국 민간 드론 3대가 다단(大膽), 얼단, 스위 등 진먼다오 주변 섬에 잇따라 들어와 실탄 방어 사격을 가한 바 있다.

진먼다오는 중국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졌으나 1949년 국공 내전이 끝난 뒤에도 계속 대만이 실효 지배하고 있는 곳이다. 대만으로서는 안보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지난달 2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진먼다오와 부속 섬 등에 날아드는 중국 드론이 급증하는 추세다.

대만은 그간 민감한 최전방 지역에서 자칫 중국군에 공격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적절한 대응 수위 마련에 고심해왔다. 그러나 최근 반복되는 중국 드론 출현에 대만군이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강경 대응으로 선회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달 25에는 얼단섬의 경계 초병이 상공에 나타난 중국 드론에 돌을 던져 쫓아내려 한 영상이 온라인에 공개돼 “왜 총기로 격추하지 않았느냐”는 비판과 조롱을 사기도 했다. 이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적시에 강력한 조처를 해 중국 무인기를 제압하라”는 지시를 군에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