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 시각)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이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찾아 둘러보고 있다./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의 핵 재난을 막기 위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이 1일(현지 시각) 원전 현장에 도착해 임무에 착수했다.

이날 CNN 보도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포함 전문가 14명이 자포리자 원전 현장에 도착해,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 대표단과 함께 현장을 확인했다. 유엔 기구 수장이 교전 지역의 핵사찰 방문에 동행한 것은 처음이다.

자포리자 원전 발전소는 유럽 최대 규모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후 점령했으나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가동 하고 있다. 최전선에 위치해 국제 사회에서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실제 이날 사찰단이 자포리자 원전으로 가는 길도 쉽지 않았다. 55㎞ 가량 떨어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시에서 출발했는 데, 가는 길에 포격이 계속 이어지는 바람에 3시간 가량 도착이 늦어졌다. 여기에 이미 포격으로 발전소 건물 지붕이 뚫리는 등 일부 시설이 파괴돼 방사성 물질 누출 위험이 고조된 상태라 ‘IAEA 사상 가장 위험한 사찰’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1일(현지 시각)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를 둘러본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도착 후 수시간 동안 원전 시설을 둘러본 그로시 사무총장은 취재진에 “많은 중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것들을 확인했다”며 “원전의 물리적 무결성이 여러 차례 훼손된 것이 명백하다.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시설을 둘러보는 중에도 기관총과 박격포 소리가 두 세 차례 들렸다며 “원전 주변에서 교전이 벌어지더라도 IAEA는 사찰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를 향해 “IAEA의 사찰을 방해하려는 목적”이라며 공격 책임을 떠넘겼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후 현장에서 철수 했으나 사찰단 중 5명이 현장에 남았다. 이들은 오는 3일까지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