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던 조동연 서경대 군사학과 교수가 자신의 사생활이 폭로된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현지시각) 조 교수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가디언은 이 기사에 ‘한국의 정치 스캔들의 끔찍한 대가’라는 제목을 붙이고 “고통스러운 사생활을 둘러싼 폭풍으로 정계에서 물러난 조동연이 성차별, 자살 및 사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군 장교 출신의 워킹맘인 조 교수는 지난해 11월30일 민주당 이재명후보 선대위의 ‘1호 영입인재’로 상임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됐었다. 그러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측이 ‘혼외자 의혹’을 제기하면서 조 교수는 임명 사흘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퇴하면서 자녀의 동의를 받아 공개한다며 “혼외자가 아닌 성폭행으로 인한 원치 않는 임신이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에서 조 교수는 사생활이 폭로된 후 온라인상에서 공격이 이어졌고, 이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군 제대 후 제 꿈 중 하나는 한국 군대와 사회 간의 격차를 메우는 것이었다”며 “도울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었고, 이 후보의 당선을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개입한 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사임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계속 공격했을 것”이라며 “내 아이들은 아직 어렸다”고 했다. 이어 “언젠가 아들에게 엄마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사실대로 얘기해주려 했다”며 “내 가족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는 우파 유튜버와 미디어 등을 통해 아이가 그 사실을 알게 되기를 원치 않았다. 그게 나를 슬프고 화나게 만든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자녀들을 보호하기 위해 물러난 이후 지인과의 만남을 피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폐쇄했으며,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아이들이 한 달 동안 학교를 쉬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 후로도 여러 번 생각했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정계에 발을 담근 것은 내 결정이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정말 화가 났다”며 “가족과 아이들은 많은 고통을 겪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미래가 있고, 나는 엄마로서 그들을 보호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어느날 아이들이 내게 ‘무엇을 했든 괜찮다’고 말해줬다. 그 말이 내 목숨을 구했다”고 했다.
조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여성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건 나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불과 몇 달 전 한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나는 거의 매일 비슷한 사건들을 목격했지만 모두 은폐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공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며 “아마도 10년, 20년 후에는 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내게 일어난 일이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