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라크와의 전쟁 발발일을 기념해 신형 탄도미사일을 공개했다.

22일(현지 시각)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연례 열병식에서 이란 육해공군과 혁명수비대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헤이바르시칸 미사일이 이동하고 있다. ‘성곽 파괴자’라는 뜻의 헤이바르시칸 미사일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직접 생산하며, 정밀한 타격이 가능하고 미사일 방어 체계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군은 이란·이라크 전쟁이 발발한 1980년 9월 22일을 기념해 매년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해 왔다. /AFP 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각) 테헤란타임스 등 현지 언론 매체에 따르면, 이란군은 이날 수도 테헤란에서 육·해·공군과 혁명수비대, 경찰 등이 참여하는 대규모 열병식을 실시했다. 열병식이 열린 22일은 1980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이란을 침공해 ‘8년 전쟁’이 시작된 날로, 이란에서는 매년 이때 일주일씩을 국방 주간으로 지정해 군사 퍼레이드를 벌여왔다.

이날 열병식에서 이란군은 자체 개발한 신규 탄도미사일 ‘레즈반(페르시아어로 천국을 의미)’을 공개했다. 사거리 1400㎞에 달하는 미사일로, 이란 서부에 배치할 경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등 중동 전역은 물론 튀르키예·조지아·키프로스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액체연료를 사용하며 고정 및 이동 발사대에서 탄두를 탈부착할 수 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레즈반 미사일은 음속보다 8배 빠른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혁명수비대 공군은 신형 방공 시스템 ‘세봄 호르다드’를 공개했다. 이 무기 체계는 헬리콥터와 전투기, 드론, 순항미사일 등 다양한 공중 표적을 대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고 관영 IRNA통신은 전했다.

이란은 이날 열병식에서 공격용 드론도 새로 선보였다. 이란은 군용 드론 분야에서 기술력이 뛰어난데 이란제 공격용 드론은 한 번에 폭탄 13개를 싣고 3만5000피트 고도에서 시속 350㎞로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른바 ‘가미카제 드론’을 러시아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모하메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이날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존재는 중동 안보의 심각한 위협”이라면서 “우리는 어떤 도발에도 치명적인 보복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야말로 이 지역의 안보를 해치는 위협”이라며 “이란은 우정과 협력이 가득한 서(西)아시아 정세를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이란군은 올가을 인도양에서 중국·러시아 해군과 합동 해상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