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 MC인 샤론 쿠네타가 한국 여행 중 명품 매장에서 입장 거절을 당하는 장면을 유튜브에 올려 현지에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는 예약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반박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쿠네타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서울 여행 중에 겪은 일들을 소개하는 37분가량의 브이로그를 올렸다. 쿠네타는 필리핀 연예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연예인으로 통한다. 80년대부터 영화, 가수, 진행자로 다방면에서 활동했으며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50만명, 유튜브 구독자는 42만명에 이른다.
가족들과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을 찾은 쿠네타는 가장 먼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매장 앞에는 태블릿PC를 든 직원이 지키고 있었고, 쿠네타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후 그는 다른 프랑스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매장으로 향했다. 쿠네타는 루이비통에서 ‘VIP’ 대접을 받을 정도의 물건을 샀다. 가족들이 손에 든 쇼핑백은 5개 정도였다. 루이비통 직원들은 쿠네타에게 샴페인과 꽃을 선물했다. 쿠네타는 “감사하다”며 “15살 때부터 연기했다. 오랫동안 일만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루이비통 직원들의 환대를 받은 쿠네타는 카메라를 향해 “단지 벨트를 사기 위해 에르메스에 갔는데 들어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후 에르메스 매장을 지나며 루이비통 종이백들을 가리키면서 “더는 못 사. 모든 걸 다 샀다”고 웃으며 말했다.
유튜브 다음 장면은 영화 ‘프리티 우먼’으로 이어졌다. 주연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옷차림을 보고 무시했던 가게에서 다수의 물건을 산 후 매장 직원을 향해 “큰 실수한 거야”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해당 유튜브가 공개된 후 네티즌들은 쿠네타가 부당한 차별 대우에 통쾌하게 복수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도 이를 기사화했다. “에르메스가 무례한 건 놀랍지도 않다. 그들은 당신의 외모로 판단하고 차별한다. 나는 왜 사람들이 저 브랜드를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루이비통이 훨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댓글에는 1만50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하지만 에르메스의 예약시스템 때문이라는 반박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건 에르메스 직원의 무례함이나 쿠네타가 어떤 옷을 입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심지어 내가 있는 미국에서도 에르메스 매장은 바로 들어갈 수 없다. 언제 입장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이 글에는 “이 말이 맞다. 한국 사람도 에르메스는 쉽게 못 들어간다” “쿠네타는 에르메스의 회사 정책을 존중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실제로 국내 백화점에 입점한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은 대기 등록을 한 후 차례대로 입장하는 예약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브랜드 별로 기다리는 시간에 차이가 있으며 에르메스와 샤넬의 대기 시간이 가장 긴 편이다.
논란이 커지자 쿠네타는 인스타그램에 해명 글을 올렸다. 그는 “에르메스가 날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며 “많은 매장들, 심지어 미국의 유명 브랜드 가게들도 한 번에 10명 정도만 입장하도록 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매장 밖에서 줄 서서 기다리도록 한다”고 했다. 이어 “예약해야 하는 곳도 많다”며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이니 괜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