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은 권위주의 권력에 맞서 싸운 벨라루스 인권운동가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인권단체 2곳이 공동 수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직접 관련된 인물을 배제하되, 관련 국가에서 적극적 인권 활동을 벌여온 이들에게 상을 줘 전쟁에 대한 비판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베리트 레이스아네르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7일(현지 시각) “벨라루스 인권운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를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이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우리는 전쟁을 반드시 끝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비알리아츠키는 29년째 집권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철권 통치에 맞서 온 인물이다. 1996년 ‘비아스나’ 인권센터를 설립해 부정선거 의혹, 가혹한 민주화 시위 진압, 야당 탄압을 고발해왔다. 지난해 루카셴코의 하야를 요구한 대규모 민주화 운동 이후 체포돼 현재 수감 중이다.
1989년 설립된 메모리알은 러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단체다. 구(舊)소련 및 러시아 정권이 저지른 수많은 인권 탄압 행위를 발굴·기록해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치하에서 지속적인 감시와 박해를 받다 지난해 12월 해산 판결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시민자유센터는 2007년 구소련 지역의 인권단체 지도자들이 키이우에 모여 설립한 국제 인권단체다. 2014년 러시아에 강제 합병된 크림반도 내 우크라이나 주민에 대한 박해, 동부 돈바스 내전에서 벌어진 친러 분리주의자들의 전쟁범죄 등을 고발해왔다.
수상자는 노벨상 메달과 함께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2억6900만원)를 나눠 받는다. 시상식은 12월 10일로, 오슬로 시청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