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군 드론 공격으로 인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트위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또 한 번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공격이 쏟아졌다. 월요일 출근 시간대를 노린 탓에 몸을 피하는 시민들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으며, 건물 여러 채가 무너져 임신부 등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17일(현지 시각) AFP·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이날 “28대의 드론이 날아왔고 5차례의 폭발음이 들려왔다. 200곳 이상의 아파트가 파괴됐다”며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여기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테러”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임신 6개월의 임신부와 그의 남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공격은 이날 아침 6시35분쯤 시작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당시 상황을 포착한 영상들이 공유되고 있는데, 출근길에 나섰던 시민들이 갑작스러운 공습경보에 혼비백산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머리 위로 날아간 드론이 멀지 않은 건물에 떨어지고 그 자리에 불길이 치솟는 장면을 촬영한 것도 있다.

출근시간을 노린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이어지자 시민들이 몸을 피하는 모습. /트위터

같은날 이보다 한 시간 정도 앞서서는 동북부 수미주에서도 민간인 사상이 발생했다. 변전소를 노린 러시아군이 로켓 공격을 가했고 이후 불길이 행정동으로 옮겨붙으며 최소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 인근 마을 수백 곳에서는 정전 사태가 이어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를 모든 국제기구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민간인을 위협하고자 중요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전선을 시체로 뒤덮도록 총동원령을 내린 이들이 주요 20개국(G20) 정상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자폭 드론이 건물로 돌진해 폭발하는 모습. /트위터

이어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것으로 알려진 이란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인에 대한 살해에 책임이 있다”며 “자국민을 억압하는 국가가 러시아 괴물에게 대량 학살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것이 전체주의에 대한 양보와 타협의 결과이고 제재가 충분하지 않을 때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란은 러시아에 무기를 보낸 적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적은 밤낮으로 민간인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자폭 드론 공격을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군사 목표물만을 겨냥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하며 “러시아군이 고정밀 장거리 무기로 군 지휘부와 작전통제 시설, 에너지 시스템을 공격했고 모든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