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한 홍콩인 시위 참가자가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빨간 원)에게 머리를 잡힌채 영사관 안으로 끌려들어가고 있다. /트위터

지난 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시위를 하던 홍콩인이 영사관에 끌려 들어가 폭행을 당한 사건에서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현지 일간 가디언이 1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제시 노먼 영국 외무부 부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외무부는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의 대사대리에게 사건과 관련해서 깊은 우려를 전하고 영사관 직원의 행동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알리시아 키언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정시위안 총영사가 이날 시위에서 포스터를 찢었다”고 지적했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한 홍콩인들이 반시진핑 시위를 하는 가운데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빨간 원)가 "하늘이 중국 공산당을 멸할 것"이라고 쓴 한자 현수막을 발로 차고있다 /트위터

또한 가디언은 온라인에 게시된 영상을 토대로, 정 총영사가 시위 포스터를 찢는 것 외에도 시위대 한 명의 머리를 잡아당겼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후 영사관으로 끌려 들어가 직원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16일(현지 시각)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총영사관에서 한 홍콩인들이 반시진핑 시위를 하는 가운데 정시위안 중국 총영사(빨간 원)가 시위대를 폭력 제압하는 과정에서 진두지휘하고있다. /트위터

또 키언스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이 시위대를 폭행하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행동을 영국 땅에 들여오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이번 폭행에 연루된 이들을 1주일 내 기소하거나 추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키언스 위원장의 바람과 달리 폭행에 가담한 영사관 직원들은 외교관 신분으로 빈 협약에 따라 면책특권을 적용받아 구속 또는 기소될 수 없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해당 외교관들의 추방 역시 영-중 양국 관계를 급랭시킬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번 사건에 총영사가 연루됐다는 지적에 대해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그는 “소란을 떠는 사람들이 불법으로 중국 영사관에 들어와 중국 외교관사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어떤 나라의 외교기구도 관사의 안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