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처음으로 ‘실질적인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다고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이 진단했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롤 총장은 이날 싱가포르 국제 에너지 주간 행사에 참석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유럽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 내년 중 중국의 연료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 중 새로 시장에 나올 LNG 물량은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의 모임인 ‘OPEC+(오펙 플러스)’가 하루 원유 생산량을 200만배럴 가까이 감축하기로 결정해 전 세계 원유 수급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세계 최대 LNG 수입국인 중국도 올겨울 에너지 부족 사태를 우려해 최근 국영기업들에 유럽이나 아시아 각국에 LNG 잔량을 되팔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
비롤 총장은 “전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OPEC+의 원유 감산) 결정은 매우 불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롤 총장은 “올겨울 유럽이 극도로 춥고 긴 겨울을 겪지 않는다면,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없이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원유 소비는 내년에도 하루 170만배럴씩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러시아산 원유에 의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롤 총장은 최근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는 전 세계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신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에너지 안보는 (청정 에너지원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끌어내는 최고의 동력”이라며 “각국이 에너지 기술과 재생에너지를 러시아 가스 공급을 대체할 해법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IEA는 올해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용량 증가율을 20%로 예상했다. 이는 당초 예상 증가율인 8%에 비해 2.5배로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