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오는 2035년부터 27개 모든 회원국에서 휘발유·경유 등을 연료로 쓰는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법안에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EU 회원국과 유럽의회,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전기차로 전환하는 속도를 높이고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유럽의회의 얀 하위테마 의원은 “이번 합의는 거대한 전환의 시작”이라며 “무공해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모든 이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U의 기후정책 책임자인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이번 법안은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에게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면서 “유럽은 탄소 배출이 없는 차량으로의 전환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법안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2035년 이후 판매하는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100% 감축해야 한다. 휘발유 등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불가능해진 것이다. 중간 목표로 2030년까지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줄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기존 감축 목표치인 37.5%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다만, 연간 1만대 미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차량 제조사에 대해선 2036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2021년 7월 이 법안이 처음 발의됐을 때만 해도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를 중심으로 업계의 반발이 거셌으나,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한 압력이 강해지면서 세계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6일에는 독일 자동차 기업 폴크스바겐의 토마스 셰퍼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부터 유럽에서는 전기차 만 생산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