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의 새 이름으로 ‘M두창(MPOX)’을 확정했다.

국내에서 3번째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한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전광판에 원숭이 두창 감염에 대한 안내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28일(현지 시각) 미국 CNN 등에 따르면, WHO는 이날 성명에서 “‘원숭이두창’ 명칭을 바꾸기 위해 받은 200개 이상 제안들 중에서 ‘M두창’이란 명칭을 선정하기로 했다”며 “원숭이두창이란 명칭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겠다. 다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1년간은 두 명칭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1958년 한 실험실 원숭이로부터 발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지금의 이름이 붙은 원숭이두창은 1970년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최초로 사람에게서 발견됐다. 이후 전 세계적인 확산은 이뤄지지 않아 관심이 적었지만, 지난 5월 각국에 퍼지기 시작했다. 올 들어 110개 국가 및 지역에서 8만1000여 명이 감염됐고, 55명이 사망했다. WHO는 이에 대해 보건 경계 선언 중 최고 수준인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이란 명칭이 ‘특정 동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숭이두창이 세계적 감염병으로 확산한 지난 8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선 원숭이 10여 마리가 독살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 밖에도 인간 감염 사례 99%가 동성 남성 간 성관계 과정에서 매개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감염자에 대한 차별과 사회적 낙인 등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질병명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진행돼 왔다.

앞서 돼지독감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감염병도 특정 지역과 동물군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병명이란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