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을 보기 위해 전세계에서 100만명이 넘는 축구팬들이 몰려들면서 카타르의 낙타들이 ‘혹사’를 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AP통신은 28일(현지 시각) 월드컵이 진행 중인 카타르에서 낙타들이 ‘초과근무’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타르를 찾은 축구팬들이 경기가 없을 때 도하 외곽의 사막에서 진행되는 낙타 체험으로 몰리고 있어서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낙타를 타고 찍은 ‘인증샷’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드컵 이전 낙타 체험 관광객은 하루 평균 평일 20명, 주말 50명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전 500명, 오후 500명 등 하루에 1000명 가량이 낙타를 타러 온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낙타를 몰았고, 15년 전에 카타르에 왔다는 수단 출신 베두인(아랍계 유목민) 알리 자베르 알 알리는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면서도 “신에게 감사하지만, 부담도 크다”고 했다. 알 알리는 “관광 가이드들은 일을 빠르게 진행하기를 바란다. 그들은 우리를 압박한다”고 했다. 알 알리가 일하는 회사는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낙타를 15마리에서 60마리로 늘렸다고 한다.
이런 특수 속에 혹사를 당하는 것은 낙타들이다. 월드컵 이전에는 낙타들이 보통 관광객을 5번 태운 뒤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15번에서 20번, 많게는 40번까지 쉬지 않고 관광객을 태운다고 한다. 게다가 일부 관광객들은 낙타와 함께 일출 사진을 찍고 싶어해 낙타들의 업무가 새벽부터 시작된다. AP통신은 “알 알리의 하루는 4시 30분쯤 시작되며, 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고객을 맞을 준비를 한다”고 했다. 낙타와 조련사들의 휴식 시간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다.
‘업무’가 크게 늘어나면서 낙타들이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고 AP는 전했다. 낙타들은 너무 피곤하면 몸을 일으키기를 거부하거나, 일어난 뒤에 다시 주저앉기도 한다. 목동이 일어나지 않으려는 낙타를 강제로 일으키자 낙타가 울부짖었다. 이 모습을 본 호주 출신의 여성 관광객이 “낙타들이 학대를 당하는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는 등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