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군 의무 복무 기간을 현 4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대만 연합보 등 현지 언론은 27일 차이잉원 총통이 이날 국가안보 고위급회의를 열어 군 의무 복무 연장안을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며 “다음 세대의 민주적인 삶과 국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군 복무 연장은 취지를 밝혔다. 복무 연장안은 2024년 1월부터 시행하며, 2005년 출생자부터 1년간 군에 복무하게 된다. 대만 사병 월급은 기존 6500대만달러(약 27만원)에서 약 2만6000대만달러(약 107만원)로 오른다. 연합보는 “다음 달 대학 입학시험을 앞둔 2005년 출생자들이 군 복무 연장 발표 소식을 듣고 허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은 1949년 국민당 정부가 공산당에 패해 본토에서 대만으로 밀려온 후 2~3년 의무복무제를 유지해왔다. 이후 중국과 긴장 관계가 완화되면서 2008년부터 복무 기간이 1년으로 줄었고, 2013년부터는 4개월로 단축됐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로 중국군이 대만 해협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등 군사적 위협이 커지면서 복무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졌다. 중국군은 전날인 26일에도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대수인 군용기 71대를 동원해 대만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전개했다.
국가안보 고위급회의에 참석한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앞으로 징집병들은 더욱 강도 높은 훈련을 받게 될 것이며 중국이 침략을 시도할 경우 정규군이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주요 인프라 시설을 지키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전투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현지 언론은 대만의 첫 국산 건조 잠수함이 내년 9월에 진수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전날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 최초의 2성 여성 장군을 포함해 28명의 장군 진급식을 열었다. 대만 사상 첫 2성 여성 장군이 된 천위린(陳育琳) 국방부 정치작전국장은 대만 최초의 여성 중장이자, 정치작전국을 이끈 최초의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