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김여정 당 부부장.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딸 김주애를 공식 석상에 잇따라 대동하면서 ‘김주애 후계자설’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시점에서는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현지 시각)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김정은이 급사할 경우,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확률이 가장 크다고 언급했다.

테리 국장은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한 동생이자 2인자”라며 “김여정은 2018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2020년부터 주요 인사문제와 정책결정에 관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여정은 지난해 장관급에 해당하는 국무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김정은으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다”며 “현시점에서 논리적으로 볼 때 김정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 경우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다만 김정은이 20년 이상 정권을 유지한다면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역시 김여정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그는 “10대 딸 김주애가 정권을 이끌기에는 너무 어리다”며 “김정은의 갑작스러운 사망 등 예상치 못한 유사시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후계 1순위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승계가 갑작스럽게 이뤄진다 하더라도 다른 국가의 사례와 같이 쿠데타(혁명)가 일어나거나 정권이 붕괴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26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성공에 기여한 공로자들과 기념사진을 찍으며 딸인 김주애와 동행했다. /뉴스1

김정은이 최근 공식 석상에 김주애와 지속해서 함께 등장하면서, 후계자 여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김정은의 가장 총애 받는 딸이 북한의 차기 지도자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주애를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임을 북한 주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획의 일부일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상 김주애가 후계자가 될 것이라는 판단은 섣부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탈북민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은 “김정은의 아들이 있는 상황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라고 결론 내기는 이르다”고 했다.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로 있다 2016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도 “김정은의 자녀 중 특정한 한 명을 우상화하는 작업이 시작돼야 진짜 후계자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