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4일 개전(開戰) 1주년을 맞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될 경우, 러시아 국내에서 내전이 발생해 수백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직 러시아군 지휘관이 말했다.
15일(현지 시각)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안톤 게라시첸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보좌관은 트위터에 러시아 군사평론가 이고 기르킨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기르킨은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대령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괴뢰국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의 국방장관과 사령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영상에서 기르킨은 “(발생 가능한) 온갖 종류의 내전이 있다”면서 “내전이 실제로 발생하면 (러시아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산산조각 낼 것이며, 사상자 수백만명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러시아 문제에 정통한 군사 및 정치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속 끌고 갈 경우 러시아 내부에서 반란이나 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서방 제재로 경제가 파탄 나고 군수 물자가 부족한 데다, 30만 동원령으로 민심이 흉흉해져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예비군 동원령 당시 젊은이 수십만명이 인근 카자흐스탄이나 조지아 등으로 피신하기도 했다.
러시아 인권 변호사인 마르크 페이긴 전 두마(하원) 의원은 작년 10월 뉴스위크에 푸틴이 우크라이나에서 패배할 경우 러시아 내에서 다양한 파벌끼리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치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내부 엘리트들이 마음먹고 푸틴의 대체자를 내세워 서방과 협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바람과 달리 푸틴은 올해 말쯤 ‘통합’을 모토로 대통령 선거운동에 돌입할 전망이라고 코메르산트와 모스크바타임스 등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푸틴은 지난 2020년 개헌을 통해 대통령 임기를 6년씩 2회만 가능하도록 바꾸면서, 개헌 당시 전·현직 대통령의 기존 임기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 때문에 푸틴은 내년 3월 17일 실시 예정인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