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지진이 발생하기 직전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영상. 나무 위에 모여 앉은 새들이 크게 울부짖는 소리도 담겼다. /@OsintTV 트위터

튀르키예와 시리아 북서부 지역서 발생한 7.8 규모 강진에 사상자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가운데, 지진 발생 직전 포착됐다는 기이한 현상이 온라인상에 확산하고 있다. 하늘을 뒤덮은 새 떼가 울부짖는 모습으로 일부 네티즌들은 지진 전조 현상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7일(현지시각)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진은 전날 새벽 4시17분쯤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주 누르다으에서 동쪽으로 약 26㎞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다. 진원 깊이는 약 17.9㎞로 추정됐으며 7.5 규모의 강력한 여진을 포함해 60여 차례 이상 여진이 일어났다. 이는 과거 1939년 3만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동일한 규모다.

이날 트위터 등 여러 소셜미디어에는 40여초 분량의 짧은 영상 한편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진 발생 직전 튀르키예 현지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 영상은, 건물 사이로 높게 솟은 나무를 수백 마리 새들이 뒤덮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옹기종기 붙어 앉아 마치 나뭇잎으로 착각할 만큼 그 수가 많다. 일부는 하늘을 이리저리 오가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소리다. 새들은 합창이라도 하듯 시끄럽게 울부짖었고 이 소리가 영상에 크게 담겼다. 새들은 단 한 순간도 울음을 멈추지 않았고 더 많은 새 떼가 모인 나무에서는 울음소리가 더 커졌다. 네티즌들은 “지진이 발생할 걸 새들이 알고 있는 듯하다”는 댓글을 달며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단 촬영 위치와 시간 등을 포함한 영상의 진위 여부는 정확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동물이 지진 등 자연재해를 먼저 감지한다는 말은 이미 오래된 속설이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쓰촨성에 규모 6.8 강진이 발생했을 때 하루 전 수천 마리 새 떼가 나타났고, 2021년 12월 규모 4.9의 제주 지진 당시에도 2만5000여 마리의 참돔 떼가 포획돼 지진 전조 현상이 아니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이처럼 동물들의 이상행동에 대한 사례는 무수히 보고된 바 있으나 아직 과학적으로 인과관계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USGS 측은 지진 발생시 생기는 지진파인 S파와 P파 중 사람이 느끼기 어려운 P파를 동물이 먼저 감지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동물을 자극한 요인이 불분명하고 그로인해 항상 일관된 행동을 보이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를 예보로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현재까지 지진으로 인해 2316명이 사망하고 1만329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최소 5606채의 건물이 무너져 내려 잔해에 깔린 피해자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지를 휩쓸고 있는 폭우·폭설·강풍 등 악천후 탓에 구조 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1444명이 사망하고 3500명이 부상했다. 이곳은 수년간의 공습과 포격으로 건물이 취약해진 상태에서 지진까지 덮치면서 큰 피해를 입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