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이스켄데룬에서 구조대원이 지진 여파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60대 남성을 구출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9일(현지 시각) 2만1000명을 넘어섰다. 이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사망자 수(1만8500명)를 넘어선 수치다.

AFP통신·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튀르키예에서 누적 사망자 수가 1만 7674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부상자 수는 7만2879명에 달했다. 시리아 당국과 반군 측 구조대 ‘하얀헬멧’이 발표한 수치를 합치면 시리아에서는 최소 3377명이 사망했고, 5245명이 다쳤다. 양국 총 부상자 수는 최소 7만 8124명으로 늘어났다.

9일(현지 시각) 지진 여파로 폐허가 된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주 잔다리스 마을의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2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 담당 선임 비상대책관은 “다음 주부터 사망·부상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나흘 만에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이 될 가능성도 14%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생존자 구조에 결정적인 ‘골든타임(72시간)’이 끝나가는 가운데, 구조대는 한 명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튀르키예 소방 당국은 이날 하타이 지역의 건물 잔해 밑에서 지진 발생 후 90시간 만에 10세 소녀를 구출했다고 밝혔다. 소방 당국은 “아이가 구출되고 가장 먼저 요청한 것은 우유였다”면서 “큰 박수 속에 들것으로 옮겨진 소녀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 아디야만에선 6개월 된 아기가 무너진 아파트 잔해에 갇힌 지 82시간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9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지역에 급파된 이스라엘군이 지진 여파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14세 소녀를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튀르키예 당국은 이날 기준 11만명 이상의 구조 인력과 크레인·굴착기 등 5500대의 중장비가 지진 피해 현장에 투입됐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56국에서 온 6479명의 해외 구호대도 피해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튀르키예 하타이주 안타키아 일대로 급파된 대한민국 긴급구호대도 활동 개시 첫날 5명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