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휩쓸고 간 강진의 흔적이 인공위성으로 관측한 이미지 사진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지구관측소는 10일(현지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8일 주요 피해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카흐라만마라슈, 튀르콜루, 누르다이 세 지역의 피해 상황이 담겼다.
NASA는 이 지역의 피해 상황을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의 픽셀로 표시했다. 각 픽셀의 지름은 약 30m이다.
빨간색 픽셀은 건물과 주택, 지역 기반 시설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거나 자연경관에 변화가 있는 곳을 나타낸다. 주황색과 노란색은 부분적으로 손상을 입었거나, 피해 정도가 중간정도인 지역을 표시한다.
세 지역의 사진 곳곳에는 색깔 픽셀이 흩뿌려지듯 표시돼 있다. 세 지역 모두 큰 피해를 입었으나 그중에서도 누르다이의 피해상황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10배 더 넓은 지역을 보여주는 이미지에는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역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누르다이와 튀르콜루의 왼쪽, 카흐라만마라슈의 오른쪽 지역에도 붉은 색이 집중적으로 표시돼 있다. 왼쪽 지역은 카흐라만마라슈주(州)와 오스마니예주가 맞닿은 곳이다. 고산지대인데다 진앙지에서 가까워 피해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카흐라만마라슈의 오른쪽은 아디야만 지역으로 이곳 역시 피해상황이 심각하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10일 아디야만을 방문해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지진 생존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의 지구물리학자인 에릭 필딩은 “이번 지진은 크고 강력했다. 일련의 단층 구간부터 지표면까지 파괴됐다”며 “이로 인해 넓은 지역에 강한 지진동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규모 7.8의 강진은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NASA 지구과학응용과학프로그램 재난팀은 피해 추정 지도와 관련 데이터를 미 국무부, 캘리포니아 지진안전위원회 등에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난팀 매니저인 샤나 맥클레인은 “이번 지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위성으로 피해 추정 지도를 작성하는 것 외에도 지진으로 인해 높아진 산사태 위험, 정전, 날씨 등 피해복구에 어려움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