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조견 토백이(왼쪽)와 토리가 임무 수행 중 부상으로 발에 붕대를 감고 있다. /연합뉴스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에 투입된 구조견들의 부상 투혼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구조견들은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건물 잔해를 수색 중이며, 멕시코 구조대에서는 임무 수행 중이던 구조견 한 마리가 끝내 하늘나라로 떠났다.

12일(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국방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계정에 셰퍼드종 구조견 ‘프로테오’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그대는 튀르키예 형제들을 구조하기 위한 멕시코 파견대의 일원으로서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프로테오의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펼치다 부상을 입고 세상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구조견 프로테오의 부고 소식. /멕시코 국방부 트위터

프로테오와 함께 일하던 비예다 이병은 “프로테오는 강했다.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다”며 “안타깝게도 너와 내가 같이 귀국할 수는 없게 됐지만 널 영원히 잊지 않을 거다. 멕시코인 모두가 널 잊지 않길 바라고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이라고 애통해했다.

이같은 부상 투혼은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 구조견들도 마찬가지다. 이번 튀르키예 현장에는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특수인명구조견인 ‘토백이’ ‘티나’ ‘토리’ ‘해태’ 등 4마리가 투입됐다. 토백이와 티나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토리와 해태는 벨지움 마리노이즈종이다.

튀르키예 현지에서 구조대원들이 구조견과 함께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수색대원이 구조견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독일 구호대 소속 구조견이 튀르키예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구조 작업 첫날이었던 지난 9일 오전에만 5명의 생존자를 구출하는 등 KDRT의 활약 속에 구조견들의 역할도 빛나고 있다. 특히 여섯 살인 토백이는 안타키아 시내 수색 과정에서 날카로운 물체에 찔렸지만 응급처치를 받고 재투입됐다. 토리 역시 왼쪽 뒷다리에 부상을 입었지만 붕대만 감은 채 실종자를 찾고 있다. 대신 KDRT 대원들은 위험한 곳에서 이들을 직접 들어 옮겨주고 있다.

한국과 멕시코 외에도 세계 각국에서 구조견을 파견한 상태다. 대만·일본·크로아티아·체코·독일·그리스·리비아·폴란드·영국·미국·인도 등이다. 구조견들은 사람보다 예민한 청각과 후각으로 실종자를 찾아낸다. 후각은 사람의 1만배, 청각은 40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학습한 사람 냄새와 비슷한 냄새가 나는 곳에서 짖거나 긁도록 훈련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