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의 농구 마스코트’로 불리며 ‘시스터 진(Sister Jean)’이라는 애칭으로 알려진 진 돌로레스 슈미트(103) 수녀가 회고록을 내놓는다. 그가 회고록을 내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일(현지 시각) AP통신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슈미트 수녀의 회고록은 28일 출간된다. 제목은 ‘목적을 갖고 눈을 떠라: 100년을 살면서 배운 것들’이다.
1919년 태어난 슈미트 수녀는 아이오와주 수녀원을 거쳐 시카고와 캘리포니아주 남부 가톨릭 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여자농구팀 코치도 병행하다 1960년대 시카고 먼들라인 칼리지에 자리를 잡았다. 먼들라인 칼리지는 1991년 로욜라대에 편입됐다.
그가 이름을 알린 것은 2018년이다. 그해 ‘마치 매드니스(March Madness·3월의 광란)에서 로욜라대는 4강까지 진출했다. 1994년부터 로욜라대 농구부 ‘전담 수녀’로 활동하던 ‘정신적 지주’인 그에게 관심이 쏠렸다. 그는 선수들과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경기 시작 전에 기도를 하고, 경기가 끝나면 일일이 편지를 써서 격려했다고 한다.
로욜라대가 돌풍을 일으키며 슈미트 수녀를 둘러싸고 취재 경쟁이 벌어졌다. 인형·티셔츠 같은 기념품도 쏟아졌다. 2021년에는 로욜라대가 중서부지구 1번시드 일리노이대를 꺾고 16강에 오르면서 다시 주목받았다.
일리노이주와 시카고는 지난해 8월 21일 슈미트 수녀의 103번째 생일을 맞아 시카고교통국(CTA)이 운영하는 전철 노선의 로욜라대 캠퍼스역을 ‘진 돌로레스 슈미트 수녀 플라자’로 개명하기도 했다.
슈미트 수녀는 회고록 서문에서 “지난 103년 동안 무수히 많은 변화를 보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서 “내가 특별하거나 내 인생이 특별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책을 쓴 것이 아니다. 목적이 있으면 기쁨과 성취감으로 가득찬 인생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어 책을 썼다”고 했다.
슈미트 수녀는 지금도 매일 새벽 5시면 일어나 감사 기도를 하고, 태블릿으로 성경을 읽는다. 오전 9시 전에 학생센터 내 사무실로 출근해 선수들에게 이메일을 쓰고, 경기 통계를 확인한 후 연습에 참관한다. 상담도 한다. 그는 “나는 첨단기술에 매우 익숙하다. 앞으로 나가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며 “적응력은 내게 엄청난 힘을 준다”고 말했다.
로욜라대 여자농구팀의 앨리슨 거스 감독은 “매일 사무실에 앉아있는 슈미트 수녀를 보며 그의 열정과 사랑을 확인한다”며 “더 많은 이들이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