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서핑 중인 10대들의 모습. /PIX11뉴스 트위터

미국에서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위해 ‘지하철 서핑’ 영상을 찍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2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지하철 서핑’은 달리는 지하철 지붕 위에 올라타 서핑을 하는 것처럼 시늉을 내는 것을 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년은 NYT에 “지난해 지하철 서핑을 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는데 경고만 받았다”고 말했다. NYT는 “이들은 다른 승객들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으로 탑승한 뒤, 열차가 출발하면 칸 끝의 문을 통해 나가 지붕 위로 기어올라간다”며 “바람을 느끼고 도시 전망을 볼 수 있는 기차 노선이 ‘지하철 서퍼’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소셜미디어 인기가 곧 지위가 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10대들은 더 대담한 영상을 올리려고 한다”고 했다.

NYT는 “시민들이 운행 중인 지하철 지붕 위에 올라타는 사례가 최근 1년 간 뉴욕에서만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로 촉발된 유행의 위험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이런 사고로 목숨을 잃은 15세 소년의 사례를 전했다. 브롱크스 출신의 카본(15)은 지난해 12월 맨하탄행 J 열차 지붕 위에 올라탔다. 그는 델란시가-에식스가 역을 지나던 중 열차에서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했다. 카본의 어머니는 “자폐증이 있던 아들이 열차를 좋아했었다”며 “침실 벽에는 지하철 노선도가 붙어있었다. 열차는 그가 생각하고 이야기한 전부”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저녁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맨해튼에 사는 재커리 나자로(15)가 맨해튼행 J열차 지붕 위에서 서핑을 하다가 사망한 것이다. 뉴욕 경찰국에 따르면 그는 무언가에 머리를 부딪친 뒤 열차의 칸 사이로 추락해 숨졌다.

NYT는 “지하철 지붕 위에 올라타거나 옆으로 매달리는 사례가 최근 크게 증가했다”고 했다. 뉴욕시 메트로폴리탄 교통국 통계에 따르면 이러한 사례는 2021년 206건, 2022년 928건으로 집계됐다. 다만 대중교통 이용량이 많았던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는 490건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교통국 관계자는 “열차 외부에 매달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러한 비극적 사고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행동은 보기에는 스릴 넘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며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이런 위험성을 이야기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지하철 서핑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애덤스 시장은 21일 “나자로의 사고는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었다”면서 청소년 등에게 지하철 서핑의 위험성을 교육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