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 시각) 강진 피해 지역인 튀르키예 하타이주(州) 안타키아에서 이재민들이 음식을 배급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로이터 뉴스1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서북부 국경 지대를 강타한 강진이 6일 발생 한 달을 맞았다. 그러나 크고 작은 여진이 계속되고 이재민들이 여전히 텐트 생활을 하는 등 복구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나타났다.

튀르키예 정부와 유엔이 5일(현지 시각)까지 집계한 지진 사망자는 튀르키예 4만5089명, 시리아 5914명 등 5만1003명에 달한다. 부상자는 12만명 이상, 이재민은 20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2010년 아이티 지진(22만~31만명),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과 쓰나미(16만~23만명),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7만~9만명), 2005년 파키스탄 지진(7만~8만6000명) 다음으로, 2000년 이후 발생한 자연재해 중 다섯째 규모다.

여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 우려도 가시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첫 지진 진앙인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에서 북동쪽에 있는 동부 말라티아에서 5.6 규모의 지진이 발생, 1명이 숨지고 69명이 다쳤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는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 중 하나였던 안타키아에서 규모 6.3 여진이 발생했다. 건물이 무너지면서 튀르키예에서 3명, 시리아에서 5명 등 8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

3월 4일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스에서 한 남성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을 바라보고 있다./AFP 연합뉴스

튀르키예 정부는 아파트 52만가구를 포함, 총 17만여 채가 붕괴하거나 큰 손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는 무너지지 않은 건물도 추가 붕괴 우려로 폐쇄됐다. 구조 손상이 심각해 대부분 완전 철거 후 재건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200만명에 달하는 이재민은 현재 330여 텐트촌과 160여 컨테이너 단지에서 생활 중이다. AFP통신은 “전기, 수도, 난방, 식료품, 의료 서비스, 심지어 화장실도 크게 부족해 이재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튀르키예의 직접 피해액이 342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튀르키예 2021년 국내총생산(GDP)의 4%다. 경제활동 중단으로 인한 총피해액은 GDP의 10%에 달할 것으로 튀르키예 기업 연맹은 추산했다. 시리아의 경우 주요 피해 지역이 반군 점령 지역에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은 물론 피해액 산정도 힘든 상황이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양국의 주택과 사회 기반 시설 재건에 250억달러(약 33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